2. 오직 믿음으로 사는 해
히브리서 10장 37~39절
오직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저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히 10:38)
세계적인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박사는 젊어서 설교하려 할 때마다 회의가 생겨나면서 성경이 과연 진리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1949년 8월 어느날 캘리포니아(Califonia)에 있는 네바다산(Sierra Nevada)에 올라가서 성경을 펴 무릎 위에 놓고 이렇게 서원했습니다. “아버지여, 이 책의 많은 부분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지식으로는 다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살아계신 하나님의 권세 있는 진리를 믿고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 후부터 그의 설교에 권세와 능력이 있어서 금세기 최대의 부흥사,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믿음은 이와 같이 엄청난 변화와 축복을 가져옵니다. 여러 가지 희망의 서광이 비치는 90년대를 맞이하여 무엇보다“오직 믿음으로 사는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1. 보이는 대로 행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육신의 본능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보이는 대로 행동하지만 영적으로 사는 믿음의 사람들은 보는 것을 의존하지 않고 믿음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믿음으로 행하고 보는것으로 하지 아니함이로다”(고후 5: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 의존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물고기가 낚시에 달린 미끼가 먹음직하고 보암직하다고 홀딱 삼켜 버린다면 그 즉시 죽어 밥상에 오르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태양이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태양이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도는 것이지요. 물 컵에 막대를 넣으면 휜 것처럼 굴절되어 보입니다. 보이는 것이 정확하고 믿음직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부정확하고 위험하고 속기 쉬운 것입니다.
공기도 라디오 전파도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그의 말씀은 살았고 능력이 있으며 생명이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요, 허상이요, 짧은 것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실상이요, 영원하고, 참으로 가치있는 것입니다. 보이는 육신보다 보이지 않는 영혼이 억만 배 더 귀중한 것입니다. 영적으로 사는 사람은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요, 믿음으로 사는 것은 보이는 것을 의존하지 않는 삶입니다.
유명한 중국 선교사였던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 씨가 배를 타고 항해하는 도중에 그만 바람이 불지 않아 조수에 밀려 식인종이 사는 섬에 가닿게 되었습니다. 식인종들은 배가 보이니까 사람고기 파티하게 생겼다고 좋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선장이 테일러 선교사에게 바람불게 기도를 좀 하라고 부탁했습니다. 테일러 씨는 운항할 준비를 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기도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바람도 불지 않는데 돛을 올리고 키를 잡았습니다. 테일러 선교사는 아래 밀실에 들어가 기도했습니다. 얼마 후 선장이 내려와 문을 두드리면서 “선교사님, 아직도 기도하십니까? 그만 하십시오. 이제는 바람이 너무 불어서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더랍니다. 보이는 것이나 어떤 감각에 의존해서 움직이는 것은 참 믿음이 아닙니다.
기도 만능주의자 조지 뮬러(George Muller) 씨는 평생 셀 수없이 많은 기도응답을 받은 분이고 그 옛날 영국 돈 백만 파운드 이상 받아 쓴 분입니다. 한번은 토요일 오후까지 퀴벡(Quebec)에 도착해야 될 일이 있어서 배를 타러 갔더니 선장이 빽빽한 안개 때문에 운항할 수 없다고 하면서 그를 정신병자 취급을 하더랍니다. “여보시오. 안개가 얼마나 짙은지 안보이십니까?”할 때에 그는 “아니요, 내 눈에는 안개가 짙은 것은 보이지 않고 모든 환경을 지배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만 보입니다.”그리고 한참 무릎 끓고 기도하는데 선장도 들어와 기도하려고 하더랍니다. 그는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면서 선장의 어깨를 툭치며 기도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믿지도 않으면서 기도해야 소용없습니다. 나는 57년 동안 한 번도 집회를 약속하고 제 시간에 도착 못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문이나 열어 보십시오.안개가 걷힌 것을 볼 것입니다.” 과연 일어나 문을 열어 보니 안개가 온데간데없이 다 사라져 버렸고 토요일 오후에 도착하여 집회를 했다고 합니다.
세계 제2차 대전 후 독일의 쾰른에 있는 한 감옥소 감방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믿는다.
나는 태양이 있는 것을 믿는다.
나는 사랑을 믿는다.
내가 그것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그가 잠잠하실 때에도
참으로 훌륭한 신앙인의 시라고 봅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며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으며 불가능한 것을 믿게 하는 것입니다. 작은 믿음은 당신의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지만 큰 믿음은 천국을 당신의 영혼으로 이끌어 줍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하실 수 있다(can)고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꼭 하실 것(will)을 믿는 것이라고 말한 이가 있습니다. 예수님도 “믿고 구하는 것을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어떻든지, 감정을 느끼기에는 어떻든지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2. 행위를 의지하지 않고 은혜를 믿는 것입니다
랍비 시말리이(Simalai)는 말하기를 모세는 365가지의 금기령과 248가지의 하라는 계명을 주셨으나 다윗(David)은 시편15편에 11가지로 줄였고 이사야(Isaiah)는 33장 14~15절에서 6가지로 말했으며 미가(Micah) 선지는 6장 8절에서 3가지로 말했으나 하박국(Habakkuk)선지는 한가지로 말했는데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살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복음의 핵심은 우리가 죄사함 받고, 영생을 얻고, 구원받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나 우리의 선행으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믿음으로 된다는 사실입니다. 중세기 암흑시대에 기독교가 타락하여 면죄부까지 팔아먹을 때에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일어나 종교개혁을 일으킨 가장 큰 이슈가 바로“오직 믿음으로”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어떤 고행으로 죄사함 받는 것도 아니고 율법을 다 지켜 행함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 죄를 대속하신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며 마틴 루터가 주장한 슬로건입니다. 감리교회의 창시자존 웨슬리(John Wesley)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고 목사로, 선교사로 오랫동안 일을 보면서도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다가 1738년 5월 24일 밤 어느 모라비안(Morabian) 교도들이 모여 예배드리는데 참석하였다가 마틴 루터의 로마서 강해를 읽는 것을 듣다가 복음을 깨닫고 가슴이 뜨거워짐을 체험하고 나서 위대한 전도자가 되고 세계 최대의 교파 중 하나의 창시자가 된 것입니다.
로마서나 갈라디아서나 히브리서가 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로마서는 생명을 강조하고 갈라디아서는 생명을 얻는 믿음에 강조점을 두며 히브리서는 믿음으로 사는 삶과 대속제물이 되신 예수님께 강조점을 두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를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3)했고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롬 4:5)라 했고, “그러면 이제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을 것이니”(롬 5:9) 또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아는 고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에서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고 말씀했습니다. 요한복음 전체는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죄사함을 얻고 영생을 얻어 구원받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오른편 강도가 죽기 전에 구원받은 것은 그의 행위가 잘나서입니까? 아닙니다. 오직 예수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의 행위나 공로를 바라보지 말고 나의 죄를 쳐다보지도 말고 오직 내 죄를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그 주님께 감사하고 그 예수님을 멸망으로 치닫는 사람들에게 전해야 되는 것입니다.
3. 감정에 의존한 삶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이란 보이는 것을 의존하지 않는 것일 뿐 아니라 감정도 의지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감정 혹은 느낌이란 것은 굴곡이 심합니다. 어떤 때는 몹시 기쁘고 흥분해서 산꼭대기에 올라간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캄캄한 터널을 지나는 것같이 감정이 메마를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 믿음으로 사는 생활은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아닙니다. 태양은 항상 변함없이 떠 있지만 때로는 구름에 가리우고 안개에 가리울 때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감정이나 기분이라는 것은 구름이나 안개와 같기 때문에 그것에 의존해선 안 됩니다.
가령 성령의 불을 처음 받을 때 온몸이 불덩이같이 뜨거워지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꼭 뜨끈 화끈해야 응답이 오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이냐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뜨근 화끈하지 않아도 말씀 위에 굳게 서서 나갈 때 주님이 함께하시고 승리하게 하심을 체험할 수가 있습니다. 가령 시계를 잃었다가 다시 찾았을 때 몹시 기쁘지만 며칠이 지나면 그 기쁨이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시계가 없어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시계는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된 믿음의 생활은 감정이나 기분에 좌우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도 없고 귀에 들리는 것도 없으며 감정, 기분에 느낌이 없어도 믿음에 굳게 서서 끌리지 않아야 참된 믿음의 생활입니다.
가령 교회에 가고 싶은 느낌이 날 때만 교회에 오고 기분이 안 나면 교회에 안 나온다면 결코 좋은 신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기도하고 싶을 때만 기도한다면 늘 마귀한테 지는 사람입니다. 사실 교회에 가기 싫을수록 교회에 나와야 더 큰 은혜를 받습니다. 기도하기 싫을 때 더욱 규칙적인 기도를 해야 시험을 이기고 능력 있는 생활을 합니다. 오직 믿음으로 사는 해가되시기 바랍니다. 아멘.
<1990년 1월 7일 주일 낮 대예배 설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