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미지근함의 죄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계 3:22)
요사이는 날씨가 더워서 따끈한 커피 대신에 냉커피를 마시는 이들도 많습니다. 커피는 따끈하든지 아주 차든지 해야지 뜨뜻미지근한 것은 토해버리고 싶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라오디게아 교인들의 신앙상태가 이렇게 차지도 않고 더웁지도 아니하여 주님께서 토하여 내치겠다고 책망하였습니다. 성경주석가들 중에는 요한계시록 2장과 3 장에 나오는 아시아의 일곱 교회는 예수님 당시부터 예수님 재림하실 때까지 일곱 시대의 교회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그 중에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라오디게아 교회는 말세 교회의 특징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라오디게아 교회, 즉 말세교회가 책망 받은 것은 한 마디로 미지근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더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더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내치리라”(계 3:15~16)고 책망했습니다.
아시아의 일곱 교회 중에 어떤 교회는 칭찬도 하고 책망도 했고, 어떤 교회는 칭찬만 했으나, 이 말세 교회의 모형인 라오디게아 교회는 칭찬은 없이 책망만 했습니다. 그 책망이 바로 차지도 않고 더웁지도 않아 미지근하다는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주님의 입에서 토하여 내치겠다는 말씀입니다.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계 3:19)고 했습니다.
또 라오디게아(Laodicea)라는 이름의 뜻은“국민의 권리(right of the people)”라는 뜻인데 그들은 자기들의 권리만 주장했지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리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오늘날 말세 교회의 상태와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인권 운동”이니 “민주화”니 하니까 교회 안에서도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고 인본주의로 흘러가고 주님의 주권이나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영적으로는 뜨뜻미지근하게 식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주님께는 구역질나는 교회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구역질나게 하는 사람은 무신론자나 특출한 죄인이 아니라 교회 안에 뜨뜻미지근한 사람, 무관심한 사람, 교회 일에 게으른 사람들입니다. 교역자들의 시간과 정력을 제일 많이 소모시키는 사람도 바로, 미지근한 사람, 무관심한 교인들입니다. 그렇다고 뜨뜻미지근한 교인들이 지옥에 가느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피로 구속받은 신자는 영생을 잃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즐거움을 잃게 되고, 성경 말씀의 맛을 잃게 되고, 죄에 대한 승리를 잃게 됩니다. 오늘날 교회에 해충과 같은 교인은 술주정뱅이나 부도덕한 사람이 라기보다는 뜨뜻미지근하고 무관심한 교인들입니다. 현대 교회도 미지근한 교회가 너무 많습니다.
1. 죄에 대하여 미지근한 태도입니다
현대 교회는 옛날에는 틀렸다고 하는 일들을 오늘날에는 웃으면서 받아들입니다. 그 이유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변치 않으시고 성경 말씀도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고 하는 진리는 지금도 진리입니다.“죄의 값은 사망”이라는 말씀도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고 하는 말씀은 지금도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이 시대는 죄에 대하여 충격을 받기는커녕 환영을 받고, 옛날에는 숨어서 짓던 죄를 이제는 버젓이 드러내놓고 짓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결혼식 주례를 하고 났더니 식탁에 샴페인을 가져오더랍니다. 그래서 거절했더니, 다른 목사님은 안 그러는데 당신은 별나게 그러느냐고 빈정대더랍니다. 술 고스톱 등을 보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죄에 대하여 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죄를 미워하되 뱀처럼 미워하는 불타는 마음을 가진 자를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을 사랑의 하나님, 용서하시는 하나님으로만 알면 안 됩니다.죄를 얼마나 미워하셨으면 그것을 청산하기 위하여 독생자를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시게 했겠습니까?
오늘날 한국도 소돔, 고모라 성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 성도들이 죄를 미워하고 성별된 생활로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죄에 대하여 미지근한 태도를 가져서는 결코 안되겠습니다. 죄를 철저히 미워해야 하나님이 그를 철저히 사랑하십니다.
2. 영혼 구원에 대하여 미지근한 태도입니다
교회는 다니면서도 영혼 구원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한채 미지근한 태도를 갖고 있는 이가 많습니다. 그리고 예수 믿고 구원받으라고 하면 “나중에 믿지요. 천천히 교회에 나가지요.”하고 미지근한 태도를 갖고 살다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영원한 지옥불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가 당신의 영혼구원의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혼구원에 대해서 무관심하기 때문에 지옥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영혼구원에 대하여 무관심 하다면 당신도 히틀러나 스탈린과 똑같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영혼구원에 대해 미지근한 태도를 갖는 것은 참으로 비참한 일입니다.
3. 신자로서의 정직성에 미지근한 죄
우리 크리스천들은 자기가 진 빚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갚으려고 최선을 다 해야 되건만 어떤 신자는 자기가 진 부채에 대해서 곧 잊어버리거나 미지근한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어느 식료품 가게를 하는 사람이 외상값을 갚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을 목사님께 보여줬는데 그 가운데는 제법 교회에서 믿음이 좋고 활동적인 임원들이 상당수 들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목사 안수를 받지 못하는 결격사유 중에 하나는 남의 빚을 지고 갚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갚아야 할 것을 제때에 잘 갚아야 하는데, 꾼 돈을 떡 떼어먹듯이 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믿음이 좋은 체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대로 사실을 사실대로 말해야 됩니다. 뽐내느라고 100만 원 준 것을 200만 원 주겠다고 하면 안 됩니다. 6·25사변 때 피난민 촌에서 새벽기도에 꼭 나가는 할머니가 새벽에 나가보니까 자기 방 연탄불이 꺼졌더랍니다. 그래서 옆집 아궁이에서 잘 붙은 연탄불을 빼어다 바꿔 넣고 갔답니다. 그러니 새벽기도 나가서 설교가 귀에 들어오겠으며 기도가 잘 나오겠습니까? 기도가 막혀야 정상이지 잘 된다면 큰일입니다.
은행에서 신용카드(credit card)를 부도내고 도망간 사람들 중에 개척 교회하는 전도사들이 상당수 들어 있더랍니다. 사정은 이해합니다. 어떻게 하든지 교회 일을 해보려고 나올 데도 없는 것을 “믿습니다”하나 가지고 해 보았는데 갚을 길이 없으니까 부도를 냈겠지만 그 “믿습니다”가 정욕적이요, 참 신앙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성경을 읽기 위해서 남의 촛불을 훔쳐오지 말라”는 속담대로 남의 빚을 지고 갚지 않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더욱이 교역자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갚지 못할 빚이나 외상은 지지 말아야 합니다. 갚아야 할 빚이나 외상값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미지근한 태도를 갖는 것은 그의 신앙과 인격에 크나큰 결함이 있는 것입니다.
4. 주님께 복종하는데 미지근한 죄 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세주가 되실 뿐 아니라 우리 생활의 주인이 되십니다. 성경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고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를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명령에 미지근한 태도를 취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주님의 말씀이요, 우리는 여기에 순종해야 됩니다”라고 말해야 됩니다.
느헤미야 8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성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성을 증축하고 나서 다 함께 책을 펴는 순간 “모든 백성이 일어섰고”(8:5), 에스라가 하나님을 송축하매 모든 백성은 “손을 들고 아멘, 아멘”하면서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율법의 말씀을 들을 때 어긋난 생활을 통회자복하며 잘못된 생활을 다 뜯어먹고 고쳤습니다. 하도 죄를 통회하며 슬피우니까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 이니라”(느 8:10)고 했습니다.
성경에는 교회는 주님의 피로 사신 몸이라고 했습니다. 교회를 다른 어떤 기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교회에 우리가 충성합니까? 성경에 십일조는 하나님의 성전에 바쳐야 할 분명한 의무라고 했는데 그대로 잘 하고 있습니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생활을 하십니까? 이런 일에 미지근한 태도를 갖는 것은 크게 책망 받을 죄입니다.
성경 읽는데 열심과 정성을 기울이십니까? 가수의 이름이나 탤런트의 이름은 수십 명 엮어 대면서 성경책 이름도 다 모르고, 12제자의 이름도 다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렇게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하면 예수님이 구토를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 지를 배워서 그대로 살도록 힘써야 됩니다.
5. 기도에 대해서 미지근한 죄 입니다
우리는 기도의 위력을 믿고, 기도를 꼭 해야 된다는 것을 믿으면서 기도 생활에 뜨뜻미지근한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는 기도의 약속을 알고, 기도의 능력을 알고, 기도의 응답도 체험했으면서도 기도 생활에 뜨뜻미지근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기도에 게을러서 기도 쉬는 죄를 범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는 매일 우리 마음을 하나님께 쏟아 놓는 장소와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기도는 능력의 원천입니다. 그런데 세상일을 기도보다 앞세우고, 아플 때 주님보다 의사를 더 의지하고, 어려운 일 당할 때 기도하기보다 자기 지혜를 앞세울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절망에 부딪쳐서 어쩔 수 없게 되어서야 하나님께 도울 기회를 드리려고 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잃어버린 기도의 은밀한 장소를 다시 찾기를 원하시며 그것을 버리지 않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6. 봉사와 사명에 미지근한 죄 입니다
모든 교회는 충성되고 헌신적인 신자를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다가 어느 때가 되면 그만 두고 봉사와 사명에 미지근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저는 어떤 때, 정말 부흥회 나가기가 싫어서 얼굴을 찌푸리고 불쾌한 마음을 가지고 나가지마는 그때마다 하나님의 큰 역사가 나타나고 그 교회와 또 많은 사람들이 꼭 필요한 은혜를 받고, 구원받는 것을 보고 뉘우칠 때가 있습니다.
저는 또 목회하면서 교회학교 교사나 성가대나 남녀 선교회 회장직이나 속회의 책임을 헌신짝같이 버리고 돈을 좀더 벌어보려고 하다가, 좀 더 편하게 신앙 생활하려다가 하나님께 징계 받고 무섭게 매를 맞고 후회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이 그런 일에까지 세밀하게 간섭하시려고 하나 하는 의구심도 가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저에게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목사의 사명을 받은 사람이 그 사명을 저버리고 다른 사업하는 것만이 무서운 죄가 아니라 평신도가 하나님의 교회에서 맡은 사명과 직분을 저버리는 것도 다 똑같이 하나님을 노엽게 하는 죄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해와 달과 별과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위대한 하나님이실 뿐 아니라 우리의 머리카락 하나까지 세시고,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려 가는 것도 간섭하시는 섬세하신 하나님이심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교회의 목사나 전도사의 사명만 중하게 보시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각자가 맡은 봉사의 직분이나 기관의 책임과 사명도 똑같이 귀중하게 보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 잘 감당할 때는 다른 일이 다 잘 되고 식구들도 건강했는데 그 사명을 우습게보고 저버릴 때 사업이 망하고 건강을 잃고 엄청난 물질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사명은 생명보다 귀한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을 살려 주신 것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 감당하라고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 가지고도 교회에 봉사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 테네시주 낙스빌(Knoxville)에 벙어리이고 귀머거리 신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설교도 할 수 없고 전도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집에서 7마일 떨어진 곳에 일하러 다녔는데 늘 전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는 전차를 탈 때마다 차장에게 친절하게 웃으면서 차비를 내고 차장 바로 뒷자리에 앉곤 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펴서 읽었습니다. 7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차장이 그 벙어리요 귀머거리 신자에게 편지를 건네주었는데, 그 편지에는 “선생님, 저는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러나 7년 동안 당신을 살펴보아 오는 중 당신은 내가 갖지 못한 그 무엇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편지를 보시고 뒷면에 저와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해주시고 나오실 때 통역하실 분을 데리고 나오십시오. 나도 구원받기를 원합니다.”라고 써있더랍니다. 물론 그는 전도도 받고 구원도 받은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 벙어리는 말 한 마디 못했으나 그의 생활을 통하여 남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했습니다.
남들이 볼 때 우리의 생활 속에서 참된 종교가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삶이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다 목사나 전도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맡은 직분에 충성할 필요는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주님께 죽도록 충성합시다. 결코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미지근함의 죄를 범치 않도록 합시다. 할렐루야! 아멘.
<1991년 7월 21일 주일 낮 대예배 설교>
